핀테크투데이 입력 2025.05.23 16:43

11. 스타트업 생존법: 브랜드는 결국 이야기다 – 스토리텔링을 경영 전략으로 바꿔라

스타트업에게 있어 생존은 언제나 가장 현실적이고 시급한 과제다. 시장은 냉정하고, 자원은 부족하며, 소비자의 선택은 변덕스럽다. 기술, 자금, 네트워크, 팀워크 등 많은 요소들이 성공에 영향을 주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강력하게 작용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스타트업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춘 존재가 아니다. 대부분은 무명에서 출발하며, 고객의 신뢰를 얻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숫자도, 기술도, 자본도 아닌 이야기다.


사람들은 제품보다는 이야기에 반응하고, 브랜드보다는 그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맥락을 기억한다. 부산에서 유통사업을 하던 시절, 필자 본인도 그런 경험을 했다. 곤약과 천사채를 신규 상품으로 론칭하며, 기존 유통 매장들과의 계약 구조상 별도 상호와 브랜드가 필요했다. 이때, 한 직원의 가벼운 농담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사장님 얼굴이 늘 웃으니까, 그걸 활용하면 되지 않겠어요?”
그 말 한마디에서 ‘스마일 아저씨’라는 상표가 탄생했다.

이 브랜드는 단순한 식품 상표 그 이상이었다. 고객들은 매장에 나와 있는 나를 보며 브랜드를 바로 연상했고, 웃는 얼굴과 곤약의 조합은 생각보다 강력한 설득력으로 작용했다. ‘스마일 아저씨’라는 말에는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친근함과 명료한 기억 포인트가 담겨 있었다. 이처럼 이야기 하나가 브랜드 전체의 톤과 분위기를 결정지은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외식업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촌의 한 낙지집은 특이한 운영 방침으로 화제가 됐다. 남성만 오는 손님은 거절하고, 여성과 동반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규칙. 이 소문이 언론을 통해 퍼지면서 가게는 하루아침에 유명세를 탔다. 이야기 하나로 매출이 달라졌고, 매장 운영 철학도 소비자에게 각인되었다.

신사동의 한 삼겹살집은 더 극적이다. 군대 시절 주방병이던 사장이 된장통에 급하게 숨긴 닭 한 마리를 며칠 뒤 꺼내어 요리했는데, 그 맛이 인상 깊었다. 시간이 흘러 사업을 시작하며, 이 기억을 떠올려 삼겹살을 된장에 박는 방식으로 고안했다. ‘된장박이 삼겹살’이라는 브랜드는 그렇게 우연에서 태어난 스토리를 품고 시장에 나왔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은 제품 그 자체를 넘어 브랜드의 본질을 설명해준다.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고객은 당신의 제품이 얼마나 정교한 기술로 만들어졌는지보다는, 왜 이 제품을 만들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를 궁금해한다.

이야기는 단순히 마케팅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전략이며 구조다. 스타트업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며, 내부 팀의 일체감과 외부 고객의 신뢰를 동시에 형성한다. 스토리에는 기원이 있어야 하고, 갈등이 있어야 하며, 전환점이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현재의 모습과 미래의 방향성을 함께 담아야 한다.

오늘날의 많은 창업자들은 "우리에겐 기술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술은 시대에 따라 대체되고 유사화된다. 차별화되는 것은 결국 왜 그 기술을 만들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미이며, 그것이 바로 스토리다.

결국 브랜드는 이야기다.

스타트업은 사업계획서 이전에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써야 한다. 왜 시작했는지, 누구와 함께했는지, 무엇을 해결하려 했는지. 이러한 이야기들이 모여 비전이 되고, 철학이 되고, 브랜드가 된다.

이야기는 감성이 아니라 논리이고, 구조이며 전략이다.
스타트업의 생존은 결국 이 구조 있는 이야기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

이야기로 시작하라.
그것이 곧 살아남는 브랜드가 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