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투데이 임명수 전문기자 수정 2025.07.10 16:51

13. 고된 노력보다 대박 환상에 빠져 있는 스타트업 대표에게
– 진짜 생존은 ‘한 방’이 아니라 ‘매일’에서 시작된다 –
요즘 스타트업 생태계를 둘러보면 이상한 공기 하나가 감돈다. 혁신과 도전, 실험과 실행이라는 창업의 본질은 점점 희미해지고, 그 자리를 ‘대박’이라는 환상이 메우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이 ‘고된 노력’보다는 ‘한 방’을 기대하며 움직이고 있다. 하루아침에 언론에 오르고, 갑작스레 투자금을 유치하고, 대기업에 인수되어 인생이 바뀌는 장면. 그런 사례만 눈에 들어온다. 문제는, 그것이 너무 자주 이야기되고, 너무 쉽게 믿어진다는 점이다.
창업은 원래 험난한 여정이다. 고객 확보는 더디고, 서비스는 예상대로 굴러가지 않으며, 내부 팀워크는 종종 시험대에 오른다. 그런데 이런 현실의 무게를 감당하는 대신, 판타지에 기대어 버티려는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할 콘텐츠에 집중하고, 고객 인터뷰보다는 미디어 노출을 더 중요시하며, 장기 전략보다는 단기 지표에 집착하게 된다.
대박은 결과이지 전략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자들은 마치 대박이 곧 사업모델인 것처럼 착각한다. IR 발표에서 언론 보도, 경쟁사 비교, 트래픽 수치를 앞세워 말하지만, 정작 사업의 본질인 '문제 해결력'은 뒷전이 된다. 수익화 모델은 흐릿하고, 고객 충성도는 낮으며, 기술은 아직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터질 겁니다"라는 기대만 가득하다.
그러나 진짜 스타트업은 그런 식으로 성공하지 않는다.
대박을 터뜨렸다는 창업자들도 인터뷰에서 자주 이렇게 말한다.
“운이 좋았어요.”
하지만 그 말을 있는 그대로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그 짧은 한마디 속에는 수년간의 고통, 실패를 딛고 쌓아 올린 실행력,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기회를 붙잡을 수 있었던 준비와 판단이 응축되어 있다.
‘운’은 결과를 설명할 때 쓰이는 말일 뿐, 그 과정을 대신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운이라는 건 단지 성공을 포장하는 말일 뿐, 그 이면에는 지속적이고 고통스러운 실행의 시간이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늘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준비가 되어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미리 준비했고, 작은 실패를 기록했고, 반복적으로 개선했고, 고객의 말에 귀 기울였다.
즉, 고된 노력의 시간들을 누적시켜 놓았기에 ‘운’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타트업 대표라면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방에 올인하는 구조는 그 자체로 위험하다.
사업의 기초 체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고객과의 신뢰, 제품의 완성도, 팀의 유기적 협력, 자금 흐름의 안정성—이 요소들이 ‘쌓여야’ 한다.
결국 생존이란 운이 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운이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매일을 단단히 쌓는 일이다.
스타트업은 속도의 게임이 아니다. 방향과 깊이의 게임이다.
빠르게 성장하다가 빠르게 무너지는 스타트업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느리게 나아가더라도, 끝까지 버틴 팀만이 ‘다음 라운드’에 진입한다.
시장에 남는 기업은 가장 화려했던 팀이 아니라, 가장 끈질기게 버틴 팀이다.
창업가에게 필요한 것은 ‘드라마틱한 성공 서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실행력’이다.
결국 스타트업 대표는 판타지를 쓰는 작가가 아니라, 현실을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제작자이고, 제작자여야 한다.
고객은 당신의 ‘대박’을 기다리는 게 아니다.
고객은 오직 고객 본인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가를 보고 있다.
그 기대에 응답하는 힘은, 고된 노력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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