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투데이 입력 2025.05.19 00:05
10. 스타트업 생존법 : 스타트업에도 브레이크맨이 필요하다 — 지나친 엑셀은 사고를 부른다

스타트업은 늘 속도를 강조한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개발에 들어가고, 제품이 완성되면 시장에 내던지듯 출시한다. 사용자 피드백을 받기도 전에 홍보에 나서고, 작은 성과에도 과감하게 투자 유치를 시도한다. 모두가 빠르게 움직이기를 원한다. 창업자는 창업자대로, 투자자는 투자자대로, 주변 사람들조차 “지금이 기회다”, “지금 질러야 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스타트업은 가속페달을 밟으며 전력질주하게 된다.
하지만 묻고 싶다. 그렇게 달리는 당신의 조직에는 브레이크가 있는가?
단기적인 성과와 속도에만 몰두한 나머지, 방향은 잃어버리지 않았는가?
요즘 스타트업 현장에서 자주 느끼는 문제는 바로 이 ‘과속’이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팀들이 무리하게 인력을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무분별한 확장을 시도한다. 초기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드러나더라도, 속도를 늦출 여유 없이 계속 달린다. 그렇게 만들어진 성장은 내부적으로는 위태롭고,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 수 있을지 몰라도, 조금만 충격이 와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구조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점에서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존재는 ‘브레이크맨’이다.
브레이크맨은 팀의 성장을 가로막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속도’가 아닌 ‘방향’을 점검하고, ‘지금’이 아닌 ‘지속’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조직 내부의 리스크를 감지하고, 전략적 과속을 제어하며,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말해주는 존재다. 그는 스타트업에 꼭 필요한 또 하나의 페달이다. 액셀러레이터가 추진력을 만든다면, 브레이크맨은 안전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의 스타트업 문화는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엑셀을 밟는 사람, 뛰는 사람, 밀어붙이는 사람들만이 칭찬받고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성장을 ‘기하급수적 곡선’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곡선’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구조,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감각, 그리고 위험을 인식하고 대비할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브레이크맨의 역할은 반드시 특정 직책이나 외부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창업자 본인이 그 역할을 자처해도 좋고, CFO나 COO처럼 리스크 관리에 능한 조직 내 인물이 수행해도 된다. 핵심은 이 역할이 조직 내에서 존중받고, 정당화되며,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브레이크맨이 존재하는 스타트업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 방향을 중요시하고,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고민하며,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혁신을 추구한다. 이는 단순히 보수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더 멀리 가기 위해 속도를 조절할 줄 아는 지혜다.
결국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페달이 모두 필요하다. 하나는 속도와 추진력을 위한 엑셀러레이터이고, 다른 하나는 방향과 안전을 위한 브레이크다. 둘 중 하나라도 부재하면, 조직은 제어되지 않는 속도 속에서 방향을 잃고, 위험을 자초하게 된다.
지금 당신의 스타트업은 누구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는가? 속도를 더 내라고 부추기는 목소리인가, 아니면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다시 보자는 조언인가? 둘 중 어느 것이 더 불편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조직이 과연 오래 갈 수 있는 구조인가이다.
스타트업에도 브레이크맨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원한다면, 그 사람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말라. 그는 단순히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조직이 무너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가장 중요한 동반자일 수 있다.
(정리: 핀테크투데이 임명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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