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닌 외형적 아름다움을 넘어 그 안에 축적된 시간과 감정, 생명의 에너지를 섬세한 채색으로 풀어내는 이슬기 작가가 뱅크아트페어에 참여한다.

 

이슬기 작가는 이번 뱅크아트페어에서 아트힐예술기획 남기희 대표가 운영하는 부스를 통해 작품을 선보인다. 아트힐예술기획은 작품성과 개성을 갖춘 작가들을 선별해 아트페어에 소개하며 작가와 관람객, 컬렉터를 연결하는 전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슬기_VERDURE_20x20_장지에채색_2026

이번에 소개되는 이슬기의 작품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화면을 가득 채우는 꽃이다. 그러나 작가에게 꽃은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장식적 소재에 머물지 않는다. 피어나기까지 견뎌온 시간과 그 시간 안에서 축적된 기억, 감정의 층위를 담아내는 존재에 가깝다.

이슬기_VERDURE_20x20_장지에채색_2026

작가는 꽃이 지닌 ‘내면의 빛’을 화면 위에 드러내고자 한다. 꽃은 화려한 색과 형태로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만, 한 송이 꽃이 피어나기까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요하고도 치열한 시간이 자리한다. 이슬기는 이러한 과정이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쌓아가는 경험과 기억의 결을 닮았다고 바라본다.

 

장지 위에서 색이 번지고 겹쳐지며 스며드는 과정 역시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요소다. 한 번의 붓질로 완성되는 색이 아니라 여러 층의 색과 흔적이 서로 포개지며 깊이를 만들어간다. 작가는 이를 통해 꽃 내부에 응축된 에너지를 표현한다.

 

배경의 색채는 작업 당시 느낀 ‘감정의 온도’를 담는다. 푸른빛과 연분홍, 녹색 등 작품마다 달라지는 화면의 색은 꽃을 둘러싼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작품 전체의 정서를 형성하는 또 하나의 회화적 언어다.

 

배경 곳곳에서 발견되는 얼룩과 번짐, 미세하게 반복되는 무늬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작가는 이를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떨림과 무의식의 파동이 남긴 기록으로 바라본다. 통제된 꽃의 형태와 자연스럽게 번져가는 배경이 한 화면에서 만나면서 정적인 듯하면서도 미세하게 움직이는 독특한 긴장감이 형성된다.

 

특히 작품 속 꽃잎은 부드럽고 투명한 색감을 지니면서도 분명한 윤곽을 유지한다. 섬세하게 겹쳐진 꽃잎 사이로 나타나는 명암과 선의 흐름은 꽃 한 송이 안에 축적된 시간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슬기_머무는순간_25x35_장지에채색_2026

보랏빛 나비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꽃과 나비의 관계가 화면에 또 다른 서사를 만든다. 옅은 청색 계열의 배경 위에 피어난 꽃과 나비는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듯하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정지된 화면임에도 한순간 스쳐 지나가는 시간과 기억의 장면을 마주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이슬기_Lueur(1)_24x33.5_장지에채색_2026

분홍색 꽃을 담은 작품에서는 꽃잎의 풍성한 겹침과 부드러운 색채 변화가 두드러진다. 활짝 핀 꽃과 피어나는 과정에 놓인 꽃봉오리가 함께 등장하면서 생성과 성장, 기다림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녹색 화면 위에 흰 꽃들이 펼쳐지는 작품은 보다 강한 생명성을 보여준다. 크기가 다른 꽃들이 서로 마주하며 화면을 구성하고, 반복되는 원형과 번짐의 흔적들이 배경을 채운다. 꽃과 배경이 각각 분리되기보다는 하나의 호흡 속에서 함께 확장되는 구조다.

 

이슬기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그림 속 색이 번지고 겹쳐지며 스며드는 과정들은 꽃의 내면적인 에너지를, 배경의 색은 그 순간 느낀 감정의 온도를 담고 있다”며 “배경 속 무늬는 마음속 미세한 떨림과 무의식의 파동을 기록한 흔적”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그 위에 피어난 꽃잎들은 고요하지만 단단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며 “작품을 통해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 너머에 존재하는 내면의 잔잔한 힘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슬기는 서원대학교 미술학부를 졸업했으며, 2026년 ‘K-WOMEN IN PARIS’, ‘수원아카이브’에 참여하고 서울아트페어에도 작품을 출품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뱅크아트페어에서 선보이는 이슬기의 작품은 꽃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인간 내면에 축적되는 시간과 기억, 감정의 파동을 바라보게 한다. 화려함보다는 차분한 색의 스며듦, 강렬한 표현보다는 고요한 화면의 울림을 선택한 그의 회화는 관람객에게 잠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안한다.

뱅크아트페어 아트힐예술기획 개요

전시포스터

행사명 : 뱅크아트페어
참가단체 : 아트힐예술기획
대표 : 남기희
부스 : 제1관 1-9 부스형태 : D+형
참여작가 : 22명
전시분야 : 회화·공예 등
적품문의: 아트힐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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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기자dream-kaz@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