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트럼프 따라하기 - 사업가는 왜 이야기꾼이 되어야 하는가
핀테크연구소 입력 2026.10.06 14:39

제1부 트럼프라는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4장 트럼프 따라하기 - 사업가는 왜 이야기꾼이 되어야 하는가
사업가는 왜 이야기꾼이 되어야 하는가
사업은 숫자로 시작한다. 투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예상 매출과 비용은 얼마인지, 손익분기점은 언제 도달하는지 계산해야 한다. 부동산 개발사업이라면 토지가격과 건축비, 금융비용과 예상 분양수익을 분석해야 한다. 금융회사와 투자자는 사업계획서와 재무제표, 현금흐름표를 검토한다.
그러나 숫자만으로 사업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숫자는 사업의 가능성을 설명하지만 사람들에게 그 사업이 왜 필요한지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계산이 정확하더라도 고객과 투자자, 금융회사와 행정기관이 사업의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면 협력을 끌어내기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 점을 잘 이해한 사업가였다.
그는 건물의 면적과 공사비만 설명하지 않았다. 낡은 건물이 새로운 랜드마크로 바뀌고, 쇠퇴한 지역이 다시 활기를 찾으며, 자신이 추진하는 사업이 도시의 성공을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트럼프가 제시한 이야기에는 언제나 변화가 있었다. 낡은 것은 새로워지고, 작았던 것은 커지며, 평범한 것은 최고급으로 바뀌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하려는 건물을 하나의 부동산으로 설명하기보다 미래에 완성될 성공의 장면으로 보여주려 했다.
트럼프의 이야기에는 자신도 중요한 등장인물로 포함됐다. 그는 사업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설명했다. 자신을 남들이 포기한 문제를 해결하고, 복잡한 협상을 성사시키며, 불가능해 보이는 계획을 현실로 만드는 거래의 전문가로 표현했다.
이 이야기가 언제나 객관적인 사실과 정확하게 일치한 것은 아니다. 트럼프의 사업 규모와 재산, 성과에 관한 표현은 끊임없이 과장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가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끌어내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사업가가 트럼프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사실을 부풀리는 기술이 아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사람들이 이해하고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로 전달하는 능력이다.
숫자는 판단하게 하지만 이야기는 움직이게 한다
사람은 숫자를 통해 합리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의사결정에는 감정과 기대, 두려움과 욕망이 함께 작용한다.
투자자는 높은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사업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그 사업이 미래에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를 판단한다.
직원도 급여만 보고 회사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 회사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생각한다.
고객 역시 가격과 기능만 비교하지 않는다. 제품을 사용하면 자신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제품이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지를 고려한다.
숫자는 사업의 타당성을 보여주지만 이야기는 사업에 의미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한 사업가가 투자자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고 해보자.
“이 사업의 총투자비는 500억 원이고, 예상 매출은 연간 150억 원이며, 7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설명이지만 이것만으로는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투자자는 비슷한 숫자를 제시하는 수많은 사업계획서를 받기 때문이다.
반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면 사업의 의미가 달라진다.
“지금 이 지역에는 매년 수십만 명이 찾아오지만 머물 공간과 소비할 콘텐츠가 부족합니다. 우리는 버려진 건물을 지역의 역사와 기술이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관광객이 잠시 들렀다가 떠나는 도시를 며칠 동안 머무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두 설명은 같은 사업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설명은 현재의 문제와 변화할 미래, 사업이 필요한 이유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여준다.
그렇다고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이야기만 있고 숫자가 없으면 꿈에 그칠 수 있다. 숫자만 있고 이야기가 없으면 사람의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 좋은 사업계획에는 검증 가능한 숫자와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동시에 필요하다.
숫자는 이야기의 현실성을 증명하고, 이야기는 숫자가 향하는 목적을 설명한다.
사업가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판매한다
완성된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은 고객에게 실제 제품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부동산 개발자는 건물이 완공되기 전에 투자금과 대출을 확보해야 한다. 기술창업자는 제품이 완성되기 전에 개발자와 투자자를 모아야 한다. 연구자는 결과가 나오기 전에 연구비를 확보해야 하며, 정치인은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유권자를 설득해야 한다.
사업가는 본질적으로 미래를 먼저 판매해야 하는 사람이다.
아직 건물이 없는데도 금융회사에는 대출금이 안전하게 상환될 것이라고 설명해야 한다. 아직 고객이 없는데도 투자자에게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아직 매출이 없는데도 직원에게 함께 일할 가치가 있다고 설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믿으려면 현재의 문제와 미래의 변화가 연결돼야 한다. 왜 지금 이 사업이 필요한지, 누가 고객이 될 것인지, 사업이 성공하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트럼프는 완성된 건물을 보여주기 전에 미래의 모습을 크게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
낡은 호텔을 바라보면서 현재의 쇠퇴보다 재개발 이후의 화려한 모습을 강조했다. 평범한 토지를 설명하기보다 그곳에 들어설 고급 주거시설과 호텔, 상업시설의 이미지를 앞세웠다.
그의 설명에서 건물은 언제나 단순한 건물이 아니었다. 도시를 변화시키는 랜드마크였고, 최고급 생활을 상징하는 공간이었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 새로운 중심지였다. 트럼프는 현재의 자산을 미래의 이미지로 바꾸어 전달했다.
사업가는 현재 존재하는 것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가치를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이 능력이 없으면 좋은 아이디어도 사업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좋은 이야기에는 문제가 먼저 등장한다
사업 이야기는 무조건 밝고 화려한 미래를 말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좋은 이야기에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등장한다.
문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사업의 필요성도 약해진다.
트럼프가 낡은 코모도어 호텔의 재개발을 추진할 때 중요한 것은 새 호텔의 화려함만이 아니었다. 기존 호텔이 노후화됐고, 주변 지역의 활력이 떨어졌으며, 뉴욕시 역시 쇠퇴한 자산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호텔의 이야기가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좋은 사업 이야기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흐름을 가진다.
현재 어떤 문제가 존재한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진 기술과 경험, 자원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업이 성공하면 고객과 지역사회, 투자자에게 새로운 가치가 생긴다.
이 구조는 사람들에게 사업이 왜 필요한지 이해시킨다.
반면 사업가가 처음부터 자신과 회사의 위대함만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은 쉽게 공감하지 못한다. 고객은 사업가의 성공보다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는지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이야기에는 자기과시가 강하게 나타났지만, 그가 성과를 냈던 사업에서는 시장과 도시가 가진 문제를 자신의 기회로 연결하는 구조도 찾아볼 수 있다.
사업가는 자신의 꿈을 말하기 전에 상대방의 문제를 이야기해야 한다.
투자자에게는 투자수익과 위험 관리가 중요하고, 금융회사에는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중요하다. 행정기관에는 고용과 세수, 지역발전이 중요하며, 고객에게는 가격과 편익, 신뢰가 중요하다.
같은 사업이라도 상대방마다 이야기의 출발점이 달라져야 한다.
사업계획을 이야기로 전달하는 법
사업계획서를 이야기로 만든다고 해서 소설처럼 꾸미라는 뜻은 아니다. 복잡한 내용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인과관계로 정리하라는 뜻이다.
첫 번째로 설명해야 할 것은 현재의 문제다.
누가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기존 시장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문장보다 “어떤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손실을 경험하고 있다”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다.
두 번째는 문제가 계속될 경우 발생할 결과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고객과 기업, 사회가 어떤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지 보여줘야 한다. 해결의 시급성을 설명하지 못하면 상대방은 결정을 미룬다.
세 번째는 사업가가 제안하는 해결책이다.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가 기존 방식과 무엇이 다른지 설명해야 한다. 기술적 기능을 나열하기보다 고객의 경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네 번째는 실행의 근거다.
왜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이 사업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과거의 실적과 전문성, 보유한 기술과 협력관계, 확보한 데이터와 인허가 준비 등이 근거가 된다.
다섯 번째는 성공한 미래의 모습이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고객과 투자자, 직원과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보여줘야 한다. 이 부분에서 비전이 등장한다.
마지막은 숫자와 일정이다.
얼마의 자금이 필요하고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언제 제품을 출시하며 언제 매출이 발생할 것인지 제시해야 한다. 이야기가 숫자와 연결되는 순간 사업계획은 꿈이 아니라 실행계획이 된다.
좋은 사업계획은 문제에서 출발해 해결책과 실행 능력을 거쳐 미래의 성과로 이어진다. 각각의 숫자는 이 이야기의 어느 부분을 증명하는지 분명해야 한다.
숫자에도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숫자는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설명 없이 제시된 숫자는 오히려 오해를 만든다.
“시장은 1조 원 규모다”라는 말만으로는 그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시장이 크더라도 신규 사업자가 확보할 수 있는 고객이 매우 적을 수 있다. 전체 시장과 실제 접근 가능한 시장을 구분해야 한다.
“첫해 매출 100억 원”이라는 계획도 매출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설명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고객 수와 고객당 구매금액, 구매 빈도와 가격을 나누어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1만 명의 고객이 연간 100만 원을 지불해 1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한다면, 왜 1만 명을 확보할 수 있고 왜 고객이 100만 원을 지불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숫자의 이야기는 가정을 드러내는 데서 시작한다.
예상 매출은 사실이 아니라 가정에 근거한 계산이다. 고객 수와 가격, 성장률과 비용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진다. 사업가는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만 제시해서는 안 된다. 기본 시나리오와 낙관적 시나리오, 비관적 시나리오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
트럼프식 설명의 강점은 큰 결과를 강렬하게 보여주는 데 있다. 그러나 약점은 그 결과를 뒷받침하는 가정과 위험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업가가 트럼프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숫자를 크게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숫자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미래 장면으로 연결되도록 설명하는 능력이다.
성공의 이미지를 먼저 보여주는 전략
사람은 완성된 모습을 볼 때 더 쉽게 미래를 이해한다.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조감도와 모형을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직 건물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완공된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면 투자자와 고객은 미래의 공간을 상상할 수 있다.
트럼프는 성공의 이미지를 먼저 보여주는 데 능숙했다.
그는 사업이 완전히 안정되기 전부터 그것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인지 강조했다. 개발하려는 건물을 최고 수준의 공간으로 설명했고, 자신의 사업을 성공한 결과의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이 방식은 기대를 만들어낸다.
사람들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믿기 시작하면 그 기대가 실제 사업의 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 고객이 관심을 보이면 투자자가 들어오고, 투자자가 들어오면 금융회사의 대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명한 운영사와 협력하면 행정기관과 지역사회의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
처음에는 이야기였던 것이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현실에 가까워진다.
그러나 성공의 이미지를 먼저 보여주는 전략은 실제 실행 능력이 있을 때만 정당성을 가진다.
완공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 화려한 조감도만 제시해 돈을 모은다면 그것은 비전이 아니라 기만이 될 수 있다.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는데 이미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설명하거나, 확보되지 않은 고객과 계약을 확정된 것처럼 말해서도 안 된다.
성공의 이미지는 미래를 이해시키는 도구여야 한다. 미래가 이미 보장된 것처럼 속이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기대는 어떻게 투자를 끌어오는가
투자는 현재의 성과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돈을 지급하는 행위다.
이미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기업도 투자를 받지만, 성장기업과 창업기업의 가치는 앞으로 얼마나 커질 것인지에 따라 결정된다. 투자자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의 현금흐름을 예상하고 현재의 기업가치를 산정한다.
이 때문에 기대는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
사람들이 어떤 지역이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면 토지가격이 오를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시장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 관련 기업에 자금이 몰린다. 한 사업가가 큰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것이라는 신뢰를 얻으면 실제 보유자본보다 큰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트럼프는 기대를 자본처럼 활용했다.
자신이 성공한 사업가라는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추진하는 사업이 최고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러한 이미지가 금융회사와 투자자, 사업 파트너의 판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개인의 명성이 자금조달 능력으로 전환된다.
투자자는 사업계획만 보는 것이 아니다. 누가 사업을 이끌고 있는지도 본다.
같은 사업계획을 이름 없는 개발업자와 유명 개발업자가 각각 제시한다면 금융회사와 투자자는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유명한 사업가에게는 과거 실적과 인맥, 위기 대응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때 개인 브랜드는 일종의 신용자산이 된다.
그러나 기대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움직인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자금이 몰리지만 신뢰가 흔들리면 자금은 빠르게 빠져나간다.
기대에 의존해 사업을 키운 사람은 기대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새로운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기존 사업의 실적이 부족하면 더 큰 계획과 더 화려한 발표로 관심을 이어가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이 순간부터 비전은 과장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기대가 현실을 만드는 선순환
이야기와 기대가 항상 허상인 것은 아니다. 제대로 관리된 기대는 실제 현실을 바꿀 수 있다.
한 사업가가 설득력 있는 계획을 제시하면 우수한 직원이 합류할 수 있다. 좋은 인재가 모이면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고객이 늘고, 고객이 늘면 새로운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가능성에 불과했던 계획이 사람과 자본의 참여를 통해 현실이 되는 것이다. 이를 기대의 선순환이라고 볼 수 있다.
비전이 인재를 모으고, 인재가 성과를 만들며, 성과가 신뢰를 높이고, 높아진 신뢰가 더 많은 자원을 끌어오는 구조다. 트럼프의 뉴욕 사업에서도 비슷한 구조를 찾을 수 있다. 사업계획이 주목받으면 호텔 운영사와 금융회사, 행정기관과 투자자가 참여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들의 참여는 다시 사업의 신뢰도를 높인다.
한 명의 참여가 다른 참여자의 위험을 줄여주는 것이다.
유명 호텔 운영사가 참여하면 금융회사는 운영 위험이 낮아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 금융회사가 자금을 제공하면 건설회사와 협력업체도 사업의 실행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행정기관이 인허가나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 투자자는 사업의 경제성이 개선됐다고 본다.
사업가는 이 연결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각 참여자에게 다른 참여자의 존재를 보여주고, 모두가 함께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꾼의 능력은 단순한 말솜씨가 아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하나의 미래 속에 배치하는 설계 능력이다.
협력을 끌어오는 이야기는 상대방의 이익을 포함한다
자신의 성공만 이야기하는 사업가는 오래 협력받기 어렵다.
투자자는 투자수익을 원하고, 금융회사는 안정적인 상환을 원한다. 직원은 성장과 보상을 원하며, 고객은 문제 해결을 원한다. 행정기관은 고용과 세수, 공공적 효과를 기대한다.
좋은 사업 이야기는 참여자 모두에게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결과를 보여준다.
트럼프의 부동산 개발사업에서도 이해관계자마다 원하는 것이 달랐다. 트럼프는 자신의 이름과 사업 규모를 키우려 했지만, 호텔 운영사는 새로운 시장과 운영수익을 원했다. 금융회사는 이자와 원금 회수를 원했고, 뉴욕시는 쇠퇴한 건물과 지역을 되살리고 싶어 했다.
사업이 성공하려면 이 서로 다른 욕구가 하나의 구조 안에서 충족돼야 한다.
“내가 성공할 사업이니 도와달라”는 말만으로는 협력을 얻을 수 없다.
“이 사업이 성공하면 당신이 원하는 결과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 필요하다.
이야기꾼으로서 사업가의 역할은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참여자가 모두 자신의 자리를 발견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있다.
트럼프의 이야기는 자신을 중심에 두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강력한 개인 브랜드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협력자의 공헌을 가리거나 사업이 한 사람의 능력으로만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게 하는 한계도 있었다.
지속가능한 사업 이야기는 대표 한 사람의 영웅담을 넘어야 한다.
고객과 직원, 투자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변화를 만드는 이야기로 확장돼야 한다.
이야기는 위기에서도 필요하다
사업의 이야기는 투자를 받을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위기를 맞았을 때도 필요하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투자자와 금융회사, 직원과 고객은 불안해진다. 숫자가 악화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단순한 실적보다 앞으로 무엇이 일어날지 알고 싶어 한다.
이때 사업가는 문제를 숨겨서는 안 된다.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왜 문제가 발생했으며,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
위기에서 필요한 이야기는 성공의 과장이 아니라 회복의 경로다.
어떤 비용을 줄일 것인지, 어떤 사업을 중단할 것인지, 추가 자금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언제까지 무엇을 정상화할 것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트럼프는 사업적 위기에서도 자신의 개인 브랜드를 지키는 데 상당한 능력을 보였다. 사업체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를 개인의 완전한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게 만들었다. 채무조정과 협상을 통해 시간을 확보하고, 새로운 사업과 언론 노출을 통해 성공한 사업가의 이미지를 유지하려 했다.
이 전략은 재기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위험도 남겼다. 사업의 실질적인 실패보다 개인 브랜드의 생존이 앞서면 손실을 부담한 채권자와 투자자, 직원의 현실이 이야기에서 지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의 이야기는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실패를 새로운 도전의 출발점으로 해석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패로 인한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까지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비전은 현실보다 한 걸음 앞에 있다
사업가에게 비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가능한 것만 이야기해서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전은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노력과 자원, 기술을 투입하면 실현할 수 있는 미래다. 현재보다 한 걸음 앞에 있으며, 사람들에게 도전할 이유를 제공한다.
좋은 비전에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해결하려는 문제가 분명해야 한다.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실현 가능한 경로가 있어야 한다. 필요한 기술과 자본, 인력과 시간을 제시해야 한다.
셋째, 중간 과정에서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목표와 지표가 필요하다.
비전은 아직 사실이 아니지만 사실이 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식 비전의 강점은 미래를 크고 선명하게 보여주는 데 있다. 사람들에게 평범한 개선보다 극적인 변화를 상상하게 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관심을 끌고 결단을 촉진한다.
그러나 비전의 크기가 실행 근거보다 지나치게 커지면 과장이 된다.
과장은 현실보다 여러 걸음 앞서간다
과장도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비전과는 다르다.
비전은 가능성과 위험을 함께 설명한다. 과장은 가능성만 강조하고 불확실성을 숨긴다. 비전은 목표와 현재 상태를 구분하지만 과장은 목표가 이미 달성된 것처럼 말한다.
비전은 “우리는 이 시장에서 1위가 되겠다”고 말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전략을 제시한다. 과장은 근거 없이 “우리는 이미 업계 최고다”라고 선언한다.
비전은 “이 사업이 성공하면 100억 원의 매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과장은 조건과 위험을 생략한 채 “100억 원의 매출이 확정됐다”고 말한다.
비전은 협력을 요청하지만 과장은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
트럼프의 언어에는 최상급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자신이 추진하는 사업과 정책, 성과를 가장 크고 가장 훌륭하며 이전에 없던 것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런 말은 메시지를 단순하고 강하게 만들지만 객관적 검증과 충돌할 가능성도 높인다.
사업가가 이를 그대로 따라 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투자자를 상대로 매출과 계약을 과장하면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형사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회사에 자산가치와 상환능력을 허위로 설명하면 대출사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상품의 성능을 과장하면 표시·광고 관련 법률을 위반할 수 있다.
따라서 이야기의 힘이 커질수록 사실 검증은 더 엄격해져야 한다.
비전과 과장을 구분하는 다섯 가지 질문
사업가는 중요한 발표나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자신의 설명이 비전인지 과장인지 점검해야 한다.
첫 번째 질문은 “이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있는가”이다.
시장조사와 고객 반응, 기술검증과 과거 실적이 있어야 한다. 근거가 없다면 사실이 아니라 희망에 가깝다.
두 번째는 “현재의 사실과 미래의 목표를 구분했는가”이다.
이미 확보한 고객과 앞으로 확보할 고객을 구분해야 한다. 체결된 계약과 협의 중인 계약도 명확히 나눠야 한다.
세 번째는 “불리한 정보와 위험도 설명했는가”이다.
성공 가능성만 강조하고 실패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면 공정한 설명이라고 보기 어렵다.
네 번째는 “상대방이 이 말을 믿고 돈을 지급해도 괜찮은가”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하는 낙관적인 말과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다르다. 상대방의 재산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설명에는 더 높은 정확성이 요구된다.
다섯 번째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는가”이다.
실패 가능성을 인정하고 수정계획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결과가 나쁠 때마다 외부 환경과 다른 사람에게만 책임을 돌린다면 그것은 책임 있는 비전이 아니다.
이야기의 크기보다 신뢰의 수명이 중요하다
강한 이야기는 단기간에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은 한 번의 발표로 끝나지 않는다.
투자자와 금융회사, 고객과 직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가의 약속과 실제 결과를 비교한다. 반복해서 약속을 지킨 사람은 더 짧은 설명으로도 신뢰를 얻는다. 반대로 과장된 약속을 반복한 사람은 아무리 화려한 이야기를 해도 의심받는다.
이야기의 힘은 표현의 크기보다 신뢰의 축적에서 나온다.
처음 만난 사업가는 자료를 통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신뢰가 쌓인 사업가는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투자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것이 개인 브랜드가 신용자산으로 발전하는 과정이다.
트럼프는 강한 주장과 반복적인 언론 노출을 통해 자신에게 주의를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가 사실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끊이지 않았다.
이 사례는 사업가에게 두 가지 상반된 교훈을 준다.
하나는 자신의 성과를 다른 사람이 알아서 발견해 주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업가는 자신이 만들려는 변화와 성과를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강한 메시지가 사실보다 앞서가면 장기적인 신뢰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심은 한 번의 이야기로 얻을 수 있지만 신뢰는 오랜 기간 사실과 결과를 일치시켜야 얻을 수 있다.
이야기꾼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사업가가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말을 꾸며내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니다.
훌륭한 이야기꾼은 사실을 왜곡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실 속에서 의미와 방향을 발견하는 사람이다. 복잡한 숫자와 기술, 시장 변화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사람이다.
연구자는 데이터를 분석하지만 사업가는 그 데이터가 고객에게 어떤 변화를 의미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기술자는 기능을 만들지만 사업가는 그 기능이 사람의 생활을 어떻게 개선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사업 이야기는 세 가지 층으로 구성돼야 한다.
첫 번째 층은 사실이다. 현재의 시장과 고객, 기술과 재무상황을 정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두 번째 층은 해석이다. 이 사실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기회를 보여주는지 설명해야 한다.
세 번째 층은 비전이다. 우리가 행동하면 어떤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
사실이 없는 비전은 환상이고, 해석이 없는 사실은 자료에 그친다. 비전이 없는 해석은 문제 분석에서 멈춘다.
세 층이 연결될 때 이야기는 사업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트럼프에게서 배워야 할 이야기의 기술
트럼프의 이야기 방식에서 배울 수 있는 첫 번째 요소는 단순함이다.
그는 복잡한 사업과 정치적 문제를 짧고 강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대중이 한 번 듣고도 기억할 수 있는 표현을 반복했다. 모든 세부 내용을 한 문장에 담으려 하지 않고 핵심적인 이미지를 먼저 전달했다.
두 번째는 대비다.
트럼프의 이야기에는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실패와 성공, 약함과 강함이 선명하게 대비됐다. 변화 전과 변화 후가 분명할수록 사람들은 사업의 효과를 쉽게 이해한다.
세 번째는 시각화다.
트럼프는 미래의 사업을 숫자표로만 설명하지 않고 랜드마크와 최고급 호텔, 화려한 도시 공간으로 보여줬다. 사람들은 추상적인 성장률보다 눈앞에 그려지는 장면을 더 쉽게 기억한다.
네 번째는 자신감이다.
사업가는 불확실성을 인정해야 하지만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도 보여줘야 한다. 대표가 자신의 사업을 믿지 못하면 투자자와 직원에게 믿어달라고 요구하기 어렵다.
다섯 번째는 반복이다.
핵심 메시지는 한 번 말해서 자리 잡지 않는다. 다양한 장소와 방식으로 같은 방향의 메시지를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반드시 여섯 번째 요소를 더해야 한다. 바로 검증이다.
단순한 메시지가 중요한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지, 강한 대비가 현실을 지나치게 양분하지 않는지, 시각적인 미래가 실제 계획과 연결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트럼프에게 이야기의 힘을 배우되, 그 이야기가 불러온 신뢰의 논쟁까지 함께 배워야 한다.
기업의 이야기는 대표의 자랑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업가가 자신의 경험과 성과를 이야기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의 이야기가 대표의 영웅담으로만 구성되면 조직의 지속가능성이 약해질 수 있다.
회사의 모든 성공이 대표 한 사람의 결단 덕분이라고 설명하면 직원과 파트너의 기여가 지워진다. 대표가 사라지면 회사의 이야기도 끝날 수 있다. 새로운 리더와 후계자가 브랜드를 이어가기 어려워진다.
트럼프 브랜드는 개인 중심 이야기의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트럼프라는 인물의 강한 이미지 덕분에 여러 사업을 빠르게 알릴 수 있었다. 반면 트럼프가 없는 트럼프 브랜드가 같은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좋은 기업 이야기는 창업자의 이야기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결국 고객과 구성원, 사회의 이야기로 확장돼야 한다.
“내가 이 회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고객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를 설명해야 한다.
대표가 이야기의 유일한 주인공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안내자가 될 때 조직은 개인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이야기를 숫자로 검증하는 구조
책임 있는 사업가는 이야기와 숫자를 분리하지 않는다.
비전을 제시한 뒤에는 그것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정해야 한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면 실제 고객 만족도와 이용률, 재구매율을 측정해야 한다. 지역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면 방문객 수와 고용인원, 매출과 세수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시장을 바꾸겠다”는 표현만으로는 성과를 평가할 수 없다. 시장점유율과 고객 수, 처리시간과 비용절감률 같은 지표가 필요하다.
이야기가 목표를 제시한다면 숫자는 그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알려준다.
사업가는 처음에 제시한 기대와 실제 결과를 주기적으로 비교해야 한다. 차이가 생겼다면 원인을 설명하고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이야기는 신뢰를 얻는다.
반대로 결과가 약속에 미치지 못할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로 이전 약속을 덮으려 하면 신뢰는 떨어진다. 더 큰 계획을 발표하는 것으로 과거의 실패를 숨길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다.
이야기의 책임은 결과를 공개하는 데 있다.
투자받은 기대는 부채이기도 하다
사업가가 훌륭한 이야기로 투자와 협력을 이끌어냈다면 그것은 성공의 시작이다. 그러나 그 기대는 공짜로 얻은 자산이 아니다.
투자자가 사업가의 비전을 믿고 자금을 제공했다면 사업가는 약속한 방향으로 자금을 사용하고 결과를 설명할 책임을 진다. 직원이 회사의 미래를 믿고 경력을 걸었다면 대표는 조직의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
고객이 브랜드의 약속을 믿고 상품을 구입했다면 약속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기대는 자산인 동시에 부채다.
기대가 높을수록 더 많은 자원과 관심이 모이지만 충족해야 할 책임도 커진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도 커진다. 트럼프는 높은 기대를 만드는 능력을 통해 사업과 정치에서 큰 영향력을 확보했다. 동시에 그가 제시한 약속과 실제 결과 사이의 차이는 끊임없는 검증과 논쟁의 대상이 됐다.
사업가는 기대를 최대한 크게 만드는 것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감당할 수 있는 기대를 만들고, 약속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사업가는 미래의 첫 번째 증인이어야 한다
새로운 사업은 처음부터 많은 사람이 믿어주지 않는다.
투자자는 위험을 걱정하고, 고객은 낯선 상품을 의심한다. 직원은 회사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불안해한다. 이때 가장 먼저 미래를 믿어야 하는 사람은 사업가 자신이다.
그러나 근거 없는 낙관과 확신은 다르다.
사업가는 시장과 고객을 조사하고, 기술과 자원을 검토한 뒤 성공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 실패 가능성을 알고도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믿을 때 그 확신은 설득력을 갖는다.
트럼프의 강점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미래를 주저하지 않고 말하는 데 있었다. 그는 다른 사람이 가능성을 인정한 뒤 움직이기보다 자신이 먼저 성공의 이미지를 제시했다.
사업가에게 이러한 태도는 필요하다.
다만 미래의 첫 번째 증인이 된다는 것은 미래를 이미 확인한 사람처럼 행동하라는 뜻이 아니다. 가장 먼저 책임지고 실험하며, 가장 오래 불확실성을 견디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사업가는 다른 사람에게 위험을 떠넘기면서 자신의 비전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자신도 자본과 시간, 평판을 걸고 실행해야 한다.
말보다 먼저 책임을 보여줄 때 이야기는 신뢰를 얻는다.
트럼프에게서 배우는 네 번째 교훈
트럼프는 건물을 개발했지만 건물만 판매하지 않았다. 그는 건물이 완성된 뒤 사람들이 보게 될 성공의 장면을 먼저 판매했다. 낡은 호텔이 새로운 랜드마크로 바뀌는 이야기, 평범한 부동산이 최고급 공간으로 변하는 이야기, 뉴욕 외곽 사업가의 아들이 맨해튼의 중심에 자신의 이름을 세우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 이야기에는 숫자보다 강한 이미지가 있었다.
사람들은 트럼프의 모든 사업자료를 검토하지 않아도 그의 이름과 건물, 화려한 생활방식을 통해 성공한 사업가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러한 이미지는 언론의 관심과 사업 파트너, 고객과 투자자를 끌어오는 자산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야기의 힘이 컸던 만큼 과장에 대한 논쟁도 컸다. 실제 자산과 사업성과, 개인의 주장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비판이 반복됐다.
여기에서 배워야 할 원칙은 명확하다.
사업가는 이야기꾼이 되어야 하지만 거짓말쟁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숫자만 제시하는 사람은 미래의 의미를 전달하지 못한다. 이야기만 제시하는 사람은 미래의 현실성을 증명하지 못한다. 숫자와 이야기를 연결하는 사람이 자본과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
좋은 사업가는 현재의 문제를 정확하게 설명한다. 자신의 해결책이 왜 다른지 보여주고, 성공했을 때의 미래를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그 미래가 실현 가능하다는 사실을 숫자와 계획으로 증명한다.
과장은 현재의 사실을 부풀려 자신을 크게 보이게 한다. 비전은 현재의 사실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도달할 방향을 크게 제시한다.
두 가지의 차이는 표현의 크기에 있지 않다. 근거와 책임에 있다.
트럼프에게서 따라 해야 할 것은 무조건 가장 크고 최고라고 말하는 습관이 아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 미래를 이야기한 사람은 반드시 결과로 책임져야 한다.
사업가는 제품을 만들기 전에 기대를 만들고, 건물을 짓기 전에 완성된 공간을 보여주며, 시장이 형성되기 전에 참여할 사람을 모은다. 그래서 사업가는 계산하는 사람인 동시에 이야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하지만 오래 살아남는 사업가는 한 가지를 더 기억한다.
이야기는 사람을 출발하게 하지만, 그 이야기를 신뢰로 바꾸는 것은 결국 숫자와 실행, 그리고 책임이다.
(정리 : 임명수 핀테크투데이 발행인 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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