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남기희(Nam Ki Hee) 작가가 오는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세텍(SETEC) 전시장에서 개최되는 ‘제19회 뱅크아트페어(BANK ART FAIR)’에 참가해 신작 시리즈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존재의 여백》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남기희 작가는 AP갤러리2 부스 3-37을 통해 장자(莊子)의 철학적 사유에서 출발한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소개한다. 특히 비움과 여백, 존재와 생성이라는 근원적 질문을 색채와 선, 물성과 질감의 조형언어로 풀어낸 신작을 중심으로 관람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장자의 ‘무하유지향’, 현대회화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다

 

남기희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은 장자의 사유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인위적인 구속과 분별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정신의 경지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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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러한 철학적 개념을 단순히 회화적으로 설명하거나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오랜 시간 축적한 사유를 내면화한 뒤, 색과 선, 면과 질감, 그리고 재료의 물성을 통해 자신만의 추상회화 언어로 전환한다.

 

그에게 비어 있음은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이 생성되는 공간이다. 여백 역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백이 아니라, 존재가 새롭게 관계를 맺고 의미를 형성하는 열린 장소다.

 

남기희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비어 있음은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이 생성되는 공간이며, 여백은 공백이 아니라 존재가 새롭게 관계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무하유지향–존재의 여백》 시리즈는 이러한 철학적 탐구와 조형적 실험이 집약된 작업이다. 

색채와 물성이 축적한 시간, 여백에서 되살아나는 존재

 

남기희의 화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다양한 색채와 두터운 물감의 질감, 반복적으로 쌓이고 지워진 흔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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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과 푸른색, 녹색, 흰색, 검은색 등이 화면을 구성하는 가운데 두껍게 형성된 표면과 불규칙한 선의 움직임은 마치 오랜 시간 풍화된 자연의 지층이나 기억의 흔적을 연상시킨다.

 

어떤 작품에서는 강렬한 원색이 화면 전체를 지배하고, 또 다른 작품에서는 단색에 가까운 절제된 색채 속에서 미세한 형상과 요철이 드러난다. 이러한 조형적 차이는 관람객의 시선을 화면의 외형에서 물질의 내부로, 다시 자신의 기억과 감정으로 이동시킨다.

 

작가에게 화면에 남겨진 색과 선, 물성은 단순한 시각적 장식이 아니다. 살아오면서 축적한 시간과 경험, 기억과 관계가 조형적으로 응축된 흔적이다.

 

물감을 쌓고, 덮고, 지우고, 다시 흔적을 남기는 반복적인 행위는 존재가 시간 속에서 생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암시한다.

 

특히 작품의 표면에 형성된 두터운 마티에르(matière)는 물질의 존재감을 강조하면서도 그 사이에 남겨진 틈과 여백을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상상하도록 이끈다.

 

이처럼 남기희의 회화는 무엇을 그렸는가보다 무엇이 남겨졌으며, 그 남겨진 흔적 사이에서 무엇이 새롭게 생성되는가에 주목한다. 

미니멀리즘과 모노크롬을 넘어 ‘존재의 여백’으로

 

남기희 작가가 추구하는 무하유지향 회화는 미니멀리즘이나 모노크롬 회화와 비교해 볼 수 있지만, 그 지향점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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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이 형식의 최소화와 절제를 통해 조형의 본질에 접근하고, 모노크롬 회화가 제한된 색채와 반복적 행위를 통해 회화의 물성과 정신성을 탐구해 왔다면, 남기희의 작업은 비움과 여백을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이 생성되는 공간으로 바라본다.

 

작품 속 비움은 화면에서 물질을 단순히 제거하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많은 색채와 흔적을 축적하고, 다시 덮거나 지워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정신적 공간에 가깝다.

 

따라서 그의 회화에서 물질의 축적과 비움은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함께 작용하는 조형적 요소다. 이러한 접근은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동양철학의 사유를 현대 추상회화의 표현 방식과 연결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비움 끝에 남는 것은 공허가 아니라 존재”

 

남기희 작가는 이번 신작 시리즈에 관한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예술관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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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어 있는 곳을 바라본다. 아무것도 없는 듯한 그곳에는 오히려 수많은 시간과 기억, 관계의 흔적이 머물러 있다.” 작가에게 무하유지향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향이 아니다. 삶의 무게와 욕망을 잠시 내려놓고 본래의 자신과 마주하는 내면의 자리다.

 

그는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려 한다. 그러나 때로는 채우는 것보다 비워내는 순간에 비로소 자신이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한다.

 

이어 “작품을 통해 무엇인가를 설명하거나 하나의 답을 제시하기보다 관람자가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조용히 내려놓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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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의 마지막 문장인 “비움 끝에 남는 것은 공허가 아니라 존재이다”는 이번 시리즈의 핵심 메시지를 압축한다. 관람객이 그림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순간, 작품의 여백은 작가만의 공간이 아니라 관람자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14회의 개인전과 350여 회의 국내외 전시… 지속적인 조형 실험

 

남기희 작가는 지금까지 개인전 14회와 해외 및 단체전 350여 회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남기희 작가

미주예총 LA 특별초대전, K-ART 프라이즈 초대전, 밀라노 현대미술 초대전 등 국내외 전시에 참가했으며, 화랑미술제와 홍콩 어포더블 아트페어, K-아트페어 등을 통해 작품을 소개해 왔다.

 

2017년 평화미술대상 추천작가 국회부의장상과 용산예총 문화예술인대상 미술부문, 2019년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초대작가상, 2020년 대한민국 문화교육대상, 2022년 K-ART 프라이즈 베스트작가상, 2023년 한국예총 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ART HEAL(아트힐)예술기획 대표와 인사동감성미술제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녹색미술협회 홍보위원장, 제24대 한국미술협회 미술교육위원장 등 다양한 미술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남기희 작가는 앞으로도 무하유지향을 일회성 전시 주제가 아닌 지속적인 창작과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비움과 여백, 존재와 생성이라는 개념을 독자적인 회화적 미학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제19회 뱅크아트페어는 이러한 작가의 새로운 조형적 시도를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강렬한 색채와 풍부한 물성이 만들어내는 화면 속에서 관람객들은 비움이라는 역설적인 방식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남기희의 회화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19회 뱅크아트페어 포스터

전시 개요

  • 전시명: 제19회 뱅크아트페어(BANK ART FAIR)

  • 참여작가: 남기희(Nam Ki Hee)

  • 출품 시리즈: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존재의 여백》

  • 전시기간: 2026년 10월 15일(목)~18일(일)

  • 전시장소: 서울 세텍(SETEC) 전시장, 학여울역 1번 출구

  • 참가부스: AP갤러리2, 3-37

  • VIP 관람: 10월 15일 14:00~20:00

  • 일반 관람: 10월 16~17일 11:00~19:30 / 18일 11:00~18:00

  • 작품문의: 010-870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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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기자 dream-kaz@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