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세계의 소음과 내면의 고요, 상처와 치유의 경계를 섬세한 회화적 언어로 풀어내는 임유영 작가가 오는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개최되는 ‘2026 뱅크아트페어(Bank Art Fair)’에 참가한다.

임유영 작가는 아트힐예술기획(ArtHeal Arts Planning)이 마련한 제1전시장 1-9부스에서 《달콤한 은폐》와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연작 등 2026년 제작한 유화 작품 4점을 선보인다.
이번 출품작은 물과 투명한 비닐, 사탕, 의자, 눈 등 일상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과 고독, 자기 보호의 심리, 그리고 흔들림 속에서도 지켜내고자 하는 평온의 가치를 탐색한다.
특히 구상적 이미지와 초현실적인 화면 구성을 결합해 현실과 비현실, 외부와 내부, 보호와 고립이라는 이중적 관계를 시각화한 점이 특징이다.
외부의 소음에서 내면의 고요로…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임유영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은 외부 세계와 마주하는 인간의 심리적 경계다.
작가는 세상의 무수한 시선과 소음 속에서 쉽게 흔들리는 인간의 연약한 감정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과 상처를 극적인 비극으로 표현하기보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자신만의 내적 평온을 찾아가는 과정을 화면에 담아낸다.
작가는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의 작가노트에서 “유난히 마음의 결이 얇아 사소한 파동에도 쉽게 흔들리곤 했습니다”라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본다.
이어 캔버스 앞에 서는 시간을 외부 세계로부터 자신을 차단하는 행위가 아니라 내면의 가장 고요한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캔버스 앞에 서는 시간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닫아거는 일이 아니라, 내 안의 가장 고요한 수온을 찾아 내려가는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작품에 등장하는 물과 투명한 막, 균열이 발생한 사물, 고요한 눈빛 등의 이미지로 구체화된다.
물속으로 침잠한 인물은 바깥의 소란으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평온을 찾고, 투명한 비닐에 둘러싸인 사탕은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보호받는 동시에 고립된 존재의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는 이처럼 서로 상반된 의미를 지닌 이미지들을 결합해 현대인이 경험하는 복합적인 감정의 구조를 보여준다.
달콤함 속에 감춰진 불안, 《달콤한 은폐》
출품작 《달콤한 은폐》는 화면을 가득 채운 커다란 복숭아 형상의 과일을 중심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붉고 노란색이 어우러진 과일의 표면에는 투명한 물방울이 맺혀 있으며, 주변으로는 푸른색의 가느다란 선들이 마치 균열이나 신경망처럼 확산한다. 화면에 등장하는 과일은 달콤함과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듯하지만, 그 주변에 형성된 불규칙한 선들은 안정적인 이미지 이면에 존재하는 긴장감을 드러낸다.
관람객은 아름답고 탐스러운 과일의 외형에 먼저 시선을 빼앗기지만,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그 안에 숨겨진 미묘한 불안과 감정의 움직임을 발견하게 된다. 작품의 제목인 ‘달콤한 은폐’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과 그 이면에 감춰진 심리적 상태를 함께 생각하게 한다. 이는 현대인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감정의 이중성과도 맞닿아 있다.
물속에서 발견하는 평온,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01》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01》은 물속에 잠긴 여성의 얼굴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다.
인물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들어 수면 가까이에 머물고 있으며, 얼굴과 어깨에는 물결을 통과한 빛이 섬세하게 드리워져 있다. 화면 위쪽에는 다양한 색채가 흐르는 수면이 펼쳐지고, 아래쪽에는 푸른 물과 작은 의자, 산호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배치돼 있다.
여성의 표정은 불안이나 고통보다 깊은 휴식과 평온에 가깝다.
물은 인간을 외부 세계와 분리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자신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내면의 장소로 제시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작은 의자 역시 주목할 만한 요소다. 넓은 물속에 놓인 의자는 거대한 세계 속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작은 자리이자, 흔들림 속에서도 머물고 싶은 내면의 중심을 상징하는 것으로 읽힌다.
임유영 작가는 물의 투명성과 빛의 굴절, 인물의 부드러운 표정을 통해 외부의 자극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순간을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투명한 막과 붉은 사탕, 보호와 고립의 역설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02》에서는 커다란 붉은 사탕이 투명한 비닐에 둘러싸인 채 화면 중앙에 놓여 있다.
작품 속 사탕은 강렬한 붉은색과 부드러운 곡선으로 시각적 매력을 발산하지만, 그 표면을 감싸고 있는 비닐은 대상과 관람객 사이에 심리적 거리를 만들어낸다. 투명한 막은 내부의 대상을 보호하는 동시에 외부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한다.
여기에 화면 아래쪽에 놓인 작은 의자는 거대한 사탕과 극적인 크기 대비를 이룬다. 이러한 구성은 외부의 압력 앞에서 작고 연약한 존재로 느껴지는 인간의 실존적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은 보호받고 싶은 욕망과 타인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 그리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거리를 유지하려는 심리 사이의 긴장을 드러낸다.
균열을 응시하는 눈, 상처를 받아들이는 태도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03》에서는 초록색 사탕이 균열된 상태로 투명한 비닐에 싸여 있으며, 화면 상단에는 커다란 눈이 등장한다.
앞선 작품이 보호와 단절의 관계를 보여줬다면, 이 작품은 이미 발생한 균열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간다. 두 부분으로 갈라진 사탕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나 관계의 변화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화면 속 눈은 그 균열을 과장된 감정 없이 담담하게 바라본다.
작가는 파괴된 것을 무조건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놓기보다, 변화와 상처를 자신의 일부로 인정하는 태도에 주목한다. 이는 작가노트에서 밝힌 “부서진 것을 억지로 이어 붙이려 애쓰지 않습니다”라는 문장과도 연결된다. 작품 속 시선은 상처를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내면의 단단함을 상징한다.
회화적 상징으로 풀어낸 현대인의 실존과 심리
임유영의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연작을 다룬 제공된 작품 평론 「경계의 막(膜)과 침묵의 중력: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연작이 직시하는 실존의 표면」은 작가의 회화가 물질성과 심리적 경계를 통해 존재론적 질문을 제기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물과 비닐을 단순한 배경이나 소재가 아닌 외부 세계와 내면을 분리하고 여과하는 상징적 장치로 해석한다. 물은 외부의 자극을 완화하고 평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나타나는 반면, 비닐은 보호와 단절이라는 상반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작품 속 작은 의자와 커다란 눈 역시 인간의 실존과 관조적 태도를 드러내는 중요한 상징이다. 이처럼 임유영의 회화는 일상적인 사물을 낯선 맥락에 배치하는 초현실주의적 구성을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사유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작가는 구체적인 사물의 형상을 유지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쉽게 마주할 수 없는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내면의 감정을 시각적 언어로 전환한다. 화면에 나타나는 색채와 빛, 투명한 물질의 중첩은 작품의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형성하는 동시에 감정의 복잡한 층위를 드러낸다.
“자신의 가장 다정한 깊이를 마주할 수 있기를”
임유영 작가의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상처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불안을 극복했다는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흔들림과 균열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도 자신만의 평온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다.
작가는 작가노트의 마지막에서 “바람이 잦아들지 않는 날, 이 조용한 자리에서 누군가 잠시 숨을 고르고 자신의 가장 다정한 깊이를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외부의 평가와 관계에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공감의 여지를 제공한다.
작품 속 인물과 사물들은 서로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모두 자신만의 자리를 지키려는 존재로 연결된다. 그 안에서 관람객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하며 잠시 멈춰 서서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아트힐예술기획, 뱅크아트페어에서 다양한 현대미술의 흐름 소개

임유영 작가가 참가하는 아트힐예술기획은 이번 2026 뱅크아트페어에서 36m 규모의 대형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전국에서 선정한 작가 22명의 작품 22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트힐예술기획은 서로 다른 조형언어와 예술적 개성을 지닌 작가들을 소개하며 관람객과 작품이 만나는 폭넓은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그 가운데 임유영 작가의 작품은 인간의 내면과 심리적 경계를 탐색하는 현대적 회화로 주목된다.
현실적인 묘사와 초현실적인 이미지, 섬세한 색채와 상징적 구성을 결합한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삶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끊임없이 다가오는 외부 세계의 파동 속에서 우리는 어디에 머무를 것인가.
임유영 작가의 회화는 그 질문에 단정적인 답을 제시하기보다 각자가 자신의 내면에서 고요한 자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사유의 공간을 열어준다.
오는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SETEC에서 열리는 뱅크아트페어는 임유영 작가가 그려낸 내면의 풍경과 감정의 깊이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개요
전시명 : 2026 뱅크아트페어(Bank Art Fair)
참여작가 : 임유영(Lim You-young)
참가 갤러리 : 아트힐예술기획(ArtHeal Arts Planning)
전시기간 : 2026년 10월 15일(목)~18일(일)
전시장소 : 서울 SETEC(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전시부스 : 제1전시장 1-9부스
출품작 : 《달콤한 은폐》,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01》,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02》, 《다가오거나, 머무르거나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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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기자 dream-kaz@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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