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트럼프라는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핀테크연구소 수정 2026.09.29 14:12

프롤로그 : 모두가 끝났다고 말한 사람이 어떻게 다시 돌아왔을까

프롤로그

모두가 끝났다고 말한 사람이 어떻게 다시 돌아왔을까?

한 번 대통령이 된 사람은 많다.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사람도 많다. 그러나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다시 선거에 도전해 백악관으로 돌아온 사람은 미국 역사에서도 극히 드물다.

도널드 트럼프는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는 정치인으로 오랜 경력을 쌓은 인물이 아니었다. 주지사도, 상원의원도, 하원의원도 아니었다. 부동산 사업가였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진행자였으며, 자신의 이름을 고층 건물과 호텔, 골프장에 붙여 온 브랜드 사업가였다.

기존 정치권은 그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았다. 공화당 경선이 본격화되면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가 되었고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

그의 대통령 재임 기간은 끊임없는 논쟁의 연속이었다. 지지자들은 그가 기존 정치권이 외면했던 문제를 제기했다고 평가했다. 반대자들은 그가 미국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렇듯 트럼프를 둘러싼 평가는 언제나 극단적으로 갈렸다.

2020년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했을 때 많은 사람은 그의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직을 잃었고, 각종 논란과 법적 문제에 직면했으며, 공화당 내부에서도 새로운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잃었지만 지지층과의 연결을 끊지 않았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정치적 메시지를 계속 내놓았고, 공화당 후보 경선과 주요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자신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적 운동을 유지했고, 정당 내부의 주도권을 다시 장악했다.

그리고 2024년 대통령선거에서 다시 승리했다. 트럼프는 선거인단 312명을 얻어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복귀했다. 2020년의 패배가 그의 마지막 장면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이 책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도대체 무엇이 트럼프를 다시 돌아오게 만들었을까.

그는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로 만들었을까. 왜 그의 지지자들은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그를 떠나지 않았을까. 그는 기존 언론과 충돌하면서도 어떻게 언론의 중심에 머물렀을까. 정치적 패배와 사업적 실패, 사회적 비판은 왜 그를 완전히 무너뜨리지 못했을까.

트럼프의 성공을 단순히 운이나 시대적 우연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에게는 대중의 불만을 발견하는 능력이 있었다. 복잡한 문제를 짧은 문장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었고,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상징으로 만드는 감각이 있었다. 상대가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을 협상력으로 활용했으며, 위기에서도 자신의 지지층에게 전달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트럼프의 모든 방식을 성공 전략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의 전략은 강한 지지층을 만들었지만 그만큼 강한 반대층도 만들었다. 단순하고 공격적인 메시지는 대중의 관심은 끌었지만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했다. 자신의 판단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리더십은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전문가의 의견과 제도적 견제 장치를 약화시킬 위험도 안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트럼프 따라하기』이지만, 트럼프의 모든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자는 뜻은 아니다.

트럼프에게 배워야 할 것은 그의 거친 말투가 아니다. 다른 사람이 정한 판에서 경쟁하기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새로 만드는 방식이다. 상대방을 모욕하는 기술이 아니라, 협상의 중심을 자신에게 가져오는 구조를 배워야 한다. 사실을 과장하는 태도가 아니라,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내는 능력을 살펴봐야 한다.

또한 트럼프의 실패에서도 배워야 한다. 지도자의 확신이 독선으로 변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갈등을 이용하면 사회가 어떤 비용을 치르게 되는지, 조직이 한 사람의 브랜드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어떤 위험이 생기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성공한 사람에게서 성공만 배우는 것은 절반의 공부다. 성공의 이면에 놓인 비용과 위험까지 이해해야 온전한 배움이 된다.

트럼프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지지할 사람을 분명하게 선택했다. 대중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지를 먼저 규정했다. 남들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고 말할 때도 스스로 끝났다고 선언하지 않았다.

이 점은 정치인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사업에 실패한 기업가, 조직에서 밀려난 직장인, 선거에서 패배한 정치인, 독자를 잃은 언론인,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창업자에게도 같은 질문이 적용된다.

다른 사람들이 끝났다고 말할 때 정말 끝난 것인가.

현재의 직함을 잃으면 그동안 쌓은 모든 가치도 사라지는가.

한 번의 실패는 다음 도전의 자격까지 빼앗는가.

트럼프의 삶은 이 질문들에 대해 매우 논쟁적이지만 분명한 하나의 답을 보여준다. 패배는 사건이지만, 끝은 스스로 결정하는 해석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다시 일어선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재도전에는 책임이 따라야 하고, 리더십에는 절제가 필요하다. 승리하는 능력과 올바르게 통치하는 능력은 같지 않다. 사람을 결집시키는 능력과 사회를 통합하는 능력도 다르다.

이 책은 트럼프를 영웅으로 만들지도 않고 악인으로 단정하지도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권력과 자산으로 만들었는지, 어떻게 패배 이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했는지, 그의 전략이 어디에서 성공했고 어디에서 위험해졌는지를 살펴본다.

독자가 트럼프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승리를 향한 집념, 메시지를 단순화하는 능력,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 협상에서 대안을 확보하는 태도, 그리고 실패 후에도 다시 도전하는 힘이다.

반대로 경계해야 할 것은 사실보다 믿음을 앞세우는 태도, 반대자를 모두 적으로 규정하는 습관, 조직을 개인에게 종속시키는 리더십, 승리를 위해 공동체의 신뢰를 소모하는 방식이다.

트럼프를 따라 한다는 것은 트럼프가 되는 일이 아니다.

그의 성공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을 발견하고, 그의 실패에서 피해야 할 위험을 찾아내며, 그것을 자신의 조건과 책임에 맞게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이제 트럼프라는 거대한 사례를 통해 브랜드와 협상, 대중과 권력, 실패와 재도전의 본질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그가 옳았는지를 판단하기 전에, 그가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편저 : 임명수)